'K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잘 던지고도 안타깝게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했다.
자신만의 능력으로 타자를 완벽하게 압도하는 투수는 보기 드물다. 야수의 도움이 뒷받침돼야 한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선발 김광현(32)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수비 도움을 많이 받았다.
6이닝 1실점(비자책)을 기록한 김광현의 유일한 실점이 실책에서 비롯됐다. 4회초 피츠버그 선두타자가 내야 송구 실책으로 출루했고 김광현은 계속된 득점권 위기에서 적시타를 맞았다. 길었던 0의 균형이 깨진 것이다.
하지만 앞서 실점하기 전 무사 2루 상황에서 케빈 뉴먼이 때린 좌중간 깊숙한 타구를 좌익수 타일러 오닐이 전력질주해 잡아내는 호수비 장면이 있었다.
만약 타구가 좌중간을 갈랐다면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MLB닷컴에 따르면 오닐은 5.1초동안 약 30m를 질주해 타구를 잡아냈다. 이 타구가 아웃이 될 확률은 5%에 불과했다. 기적에 가까운 수비였던 것이다.
김광현은 5회초에도 아찔한 타구를 허용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미국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오닐과 덱스터의 호수비에 대한 질문에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타석에서 홈런을 친 것 못지않은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광현의 유일한 실점은 실책에서 비롯됐지만 그는 야수를 탓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야수의 실책이 나오면 그 이닝은 점수를 안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책이 나왔을 때 득점으로 연결되는 바람에 투구수가 많아졌고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가 쫓겼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광현은 실책 이후 실점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투수에게는 수비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고 반대로 수비수가 실책을 범했을 때 실점하지 않는 것이 투수가 수비수를 돕는 방법이라고 했다.
세인트루이스 내야진은 이날 김광현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두 차례 실책을 범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호수비도 많았다. 특히 외야진의 수비 집중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김광현이 6이닝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승을 따냈던 지난 2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가 끝난 뒤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는 김광현의 빠른 템포와 열정적인 자세가 수비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베이더는 "수비에 나서는 야수들은 투수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하게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뒤에서 수비를 한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라고 했다.
야수들은 김광현의 뒤에서 그를 돕고 있고 김광현 역시 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긍정적인 조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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